7월 초. rambling.


아침에 뉴스 헤드라인을 보고 마음이 한없이 가라 앉았다.
가장 좋아하는, 현존하는 음악가 중 하나였던 엔니오 모리꼬네의 부고.

2년 전 여름, 그의 공연을 보려고, 무작정 휴가를 내고 이탈리아로 떠났었다. 그렇게 가끔은 저돌적인 내 성격이 다행이고, 감사했던 여름날 밤. 지금도 그 날의 사진을 보면, 몇 시간 일찍 공연장 근처에 가서 서성이며, 한없이 설레어했던 내 마음과, 여름비를 머금은 그 날의 공기가 고스란히 떠오른다. 꿈결 같은 시간.


거장이 노쇠함에 따라, '마지막 콘서트'란 이름을 걸고 행해졌던 몇 번의 공연들. 마지막의 마지막을 거듭하는, "마지막 콘서트," "(진짜) 마지막 콘서트," "(진짜진짜) 마지막 콘서트"... 끝나지 않는 앙코르 같은, 그의 공연 소식이 그저 매번 반가웠고, 계속 지속되길 마음으로 바라왔다.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던 그의 공연. 언젠가 또 볼 기회가 있겠지, 막연하게 바라왔었는데... 이렇게 또 한 번, '그 다음'이란 것의 부재와 그 의미를 체화하게 된다. 


인생의 많은 순간에 그의 음악이 함께 했다. 영화를 한층 더 멋지게, 혹은 영화보다 더 빛을 발하던 음악 - 그가 음악을 감독했다는 것 만으로도 보았던 영화도 많았다. - 개인적으로 아름답게 남겨진 순간들의 배경 음악이기도 했고, 또 슬픈 순간의 안식처이기도 했다. 

이제는 아주 가끔 들려오는 그의 소식에 반가워 할 일 없이, 그에 대한 모든 것이 추억과 기억이라는 것이 슬프다. 이젠 정말 "마지막."

나에게 '마에스트로'란 의미를 처음으로 느끼게 해 준 분.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 완벽했던 여름날 밤, 셋리스트에 없었던 Cinema Paradiso의 Love Theme을 연주해 주셨던 것은, 정말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당신의 음악을 알고, 향유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입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덧글

  • 2020/07/16 10:3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07/26 08:2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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