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imar. 순간을 믿어요.


지난 한 달은 정말 동분서주하며 바쁘게 지냈다. 짧은 시간 안에 참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보아서 체력적으로 버겁기도 했지만, 그만큼 하루하루가 밀도 높은 경험의 시간이었다. 


리스트의 집 바로 옆에 있는, "공원 안 학생 식당' (-낭만 가득한 학교 식당 이름이다-)에서 카푸치노를 사 마시고 노래를 들으며 (주로 이소라와 김동률과 윤상) 오래오래 걷기도 하고, 괴테와 쉴러가 쉬고 있는 유서 깊은 묘지/공원을 찾아가기도 했다. 이른 아침 정교회 성당의 모습이 참 정갈했다. 고요함 속 잔잔한 행복을 느끼며 걷는 길,  또 하나 많이 '그리워할 곳'이 추가되었다는 것에 대해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조금 복잡한 마음이 되기도 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었으니, 그리운 것들을 하나하나 마음으로 보듬어 안고 살아가는 것이 조금은 더 수월해졌길 바라는 마음이다. 내게 있어 나이를 먹는 것은, 현실에서 주어진 것을 가꿔나가며, 그리워하는 것들에 잠식되지 않고, 보듬어 안고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좋았던 시간들을 차마 곱씹어 볼 시간도 없이, 회사에 돌아오자마자 엘살바도르-콜롬비아를 거쳐 브라질에 가는 출장이 잡혔다. 새벽에 일어나 일을 하다 말고 사진 몇 장을 들여다보니, 괴테의 여름 정원 집 앞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놀던 양들을 바라보았던 지난 주가 그저 꿈만 같다. 



덧글

  • 핑크 코끼리 2019/09/05 09:26 # 답글

    오 마지막 사진 멋져요!
  • iris 2019/09/08 01:08 #

    감사합니다. :) 샤를드골 공항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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