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HhH - Laurent Binet.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i. ... It's funny how, as soon as you take a close interest in a subject, everything seems to bring you back to it.

"... I love Rimbaud, of course, but Omar Khayyam will always speak to me more." Strange, I've never thought about the problem in those terms. Does Desnos speak to me more than Nezval? I don't know. I don't think that Flaubert, Camus, or Aragon speak to me more than Kafka, Hasek, or Holan. Nor, for that matter, more than Garcia Marquez, Hemingway, or Anatoly Rybakov. Will Marjane Satrapi sense that I didn't grow up in Prague? Won't she believe it when the Mercedes suddenly appears at the bend in the road? She goes on: "Even if Lubitsch became a Hollywood filmmaker, he always reinvented and reimagined Europe- an eastern, Jewish Europe. Even when his films are set in the United States, for me they take place in Vienna or Budapest. And that's a good thing." But does that mean she'll think my story is happening in Paris, where I was born, and not in Prague, in the city my whole being yearns for? Will there be images of Paris in her mind when I drive the Mercedes to Holesovice, near the Troie Bridge?

... Unlike Marjane Satrapi, Milan Kundera, Jan Kubis, and Jozef Gabcik, I am not a political exile. But that is perhaps why I can talk of where I want to be without always being dragged back to my starting point. I don't owe my homeland anything, and I don't have a score to settle with it. For Paris, I feel neither the heartbreaking nostalgia nor the melancholy disenchantment of the great exiles. That is why I am free to dream of Prague.

ii. 제목(HHhH: Himmlers Hirn heißt Heydrich)과 소재-2차 세계대전, 하이드리히 암살작전-에 이끌려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읽으면서 관심 있게 본 부분은 작가의 역사에 대한 접근법이었다. 자신이 태어난 파리보다 프라하에 더 큰 애착을 지닌 작가는 체코슬라바키아의 중요한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다루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그의 개인적 배경이 소설을 접근하는데 방해가 되는건 아닌지 나름의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위와 같은 말을 풀어내며, 그의 배경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될 수 있음을 justify하였는데, 그의 시도는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졌고, 프랑스의 공쿠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iii. 내 기준에선, 그의 배경-좋은 교육을 받은 백인 프랑스 남성-이 약점으로 작용할 상황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지만, 타국의 역사적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그의 우려나 조심성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 혹은 우리의 역사'를 다루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 행위 자체로도 어려운 일이지만, '나, 우리'에 속하지 않은 외부인에겐 타인의 역사를 논하는 일이 되어버려 그 진입장벽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문화/역사 쪽을 공부하며 내가 가장 크게 좌절했던 부분 역시 이 장벽이었다. 부족한 내 능력 외에도, 내가 바꿀 수 없는 국적이나 외형, 혹은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이질감 등이 큰 영향력을 미치며, 그렇게 '그들의 세계'에 진입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다. '굳이 왜 네가 우리의 것을 다루어야 하는지,' 서로가 서로에게 가진 편견이 본질을 앞서게 되는 그런 상황들... 내가 가져올 수 있는 차별성을 어필해야 하는 것은 어느 세계에나 존재하는 것이지만, 이 분야에서 (내가 바꿀 수 없는) 배경이 지닌 중요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마도 타인의 세계에 외부인인 내가 최대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제3자의 새로운 시각일테고, 견고하고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지닌 곳일수록 그 시각의 '새로움'에게 허용된 환영이나 관대함의 범위는 그리 넓지 않다고 생각한다.)

iv. 그렇게 타의적으로 내가 속한 곳을 마음 속으로 재정립해야 하는 길고 긴 과정들과 그에 대한 피로함. 태어난 곳도, 많은 날을 살아온 곳도, 아주 새로운 곳도, 돌아간 곳도, 다시 돌아온 곳도, 어느 기준에서나 늘 외부인일 수 밖에 없는 현실. (지금은 내가 속하지 않은 곳을 (감히) 동경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마주하는 것도 결국 내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일종의 열등감/피해의식이 괜스레 꿈틀거려서, 읽는 동안 내가 극복하지 못한 한계가 문득 문득 상기되어 씁쓸하기도 했다. 아무튼 나의 이런 별 영양가/책과 상관 없는 고민과 별개로 책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것 같은데 한 번 찾아봐야겠다.

v. Simone Weil와 Simone Veil을 혼동하여 언급한 부분이 무척 신경쓰였다. 내가 읽은 건 초판이었는데, 지금쯤이면 수정이 되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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