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 외. cinema paradiso.


i. 영화 타인의 취향(Le goût des autres)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타인의 취향에 대한 배려나 존중, 같은 영화의 메시지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Castella의 변화 과정이었다. 문화예술에 조예가 없던 그가 Clara로 인하여 새로운 분야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고, 스스로 몰랐던 취향을 발견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영화를 보면서, 음악 취향이 다른 이들과 다녀왔던 콘서트들을 떠올렸다. 사실 난 그때 그들이 나 때문에 비싼 돈을 지불하고 자신의 취향과 다른 콘서트를 본다는 생각에 못내 불편했다. 콘서트 내내, 나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편하게 즐기기보다 가끔 핸드폰을 확인하는 상대방의 모습이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이었고, 콘서트가 끝난 후에도 별다른 얘기 없이 그저 좋았다는 그들의 말이 그저 예의를 갖추기 위한 빈말처럼 느껴진 적도 있다. (그리고 결국 나는 다음날, 똑같은 콘서트에 혼자 다시 다녀왔다.) 

영화를 보고, 어쩌면 그때 그들이 정말 그 콘서트를 좋아했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다. 나도 그것들을 Clara마냥 나에 대한 배려나 호의, 혹은 (필요이상의) 노력이라고 착각하며, 오지랖 넓게 그들의 시간과 돈을 대신 아까워 해주고 있었던 건 아닌지. 그저 좋았고, 그걸로 충분했을지도 모를텐데. 타인의 취향을 오독했던, 부끄러운 예전의 모습이다.

영화는 적당히 가볍고 재밌었다.

ii. 내가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는 바로 그 이유로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던 이도 떠올렸다. 취향의 다양성. 새로운 시각을 배우기도 한다.

iii. 
엄마가 그려주신 침구.
무엇을 그려줄까, 하시는 엄마의 말에 수국과 붓꽃 중 고심하다, 붓꽃을 선택했다. 너무 예쁘다.

(여태 몰랐던) 붓꽃의 꽃말은 비 내린 뒤에 보는 무지개처럼 ‘기쁜 소식’이란다.

iv. 부모님께서 나팔꽃이 자라라고 쳐놓으신 철망이 1층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모습을 모두 가려버려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요즘 조금씩 나팔꽃이 철망을 감아올라가며 꽃을 피우고 있다. 산책을 하던 분은 멀리서 나팔꽃을 보고 찾아왔다며,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꽃이 나팔꽃이라고 말을 건넨다. 딱히 좋아하지 않는 나팔꽃으로 인해 타인의 취향을 배우고, 새로운 이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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