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말 - 마종기.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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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창밖, 따뜻한 햇살이 바람에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가을 햇살이 눈이 부시다.
듣고 있던 '햇살은 따뜻해'를 마저 듣고, 음악 대신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기로 했다.


ii. 있어야 할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어려운 일인지. 요즘 부쩍 자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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