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rambling.



i. 요즘 엄마의 새 취미는 바닷가에서 파도에 쓸려온 나무조각들을 주워다 손질 후, 그 위에 인두로 문장들을 새기고 그림도 그리는 것이다. 새벽 내내 잠도 안 주무시고 '재밌게 놀았다'고 하시며 사진을 보내 주셨는데, 점점 인두가 달아올라 그 뜨거움을 참으면서 계속 하셨다고 한다. '무슨 취미생활을 그렇게 치열하게 하세요...-_-;'라고 걱정이 되어 얘기했지만, 그건 내가 아는 엄마의 모습이 맞다. 멋진 삶이다. 그리고- 풍파를 온몸에 간직한 나무의 결이나 색이 참 깊고 좋다.

ii. 지난 번에 집에 갔을 때 잠이 안 와 2층 거실에 내려가 한참 앉아있곤 했는데, 낮에 무심코 보았던 토란 잎사귀가 세로로 서있는 걸 보고 무척 신기해했다. 그 후 유심코 지켜보니 낮에는 다시 그 잎사귀가 가로로 평평해지고, 긴 줄기로 물을 빨아 들여 잎사귀에는 작은 물방울들이 하나 둘 모이고, 나중에는 큰 예쁜 물방울 하나가 영롱하게 맺히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점차 어둠이 찾아오면 다시 잎사귀는 서서히 세로로 방향을 바꾸고, 물방울은 또르르 잎사귀 따라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다. 그 모습이 참 신기했고, 무엇보다 그 물방울이 너무너무 예뻤다. 그 후로 집에 전화를 하면 토란은 아직 잘 크고 있는지, 안부를 묻게 된다.

iii. 떠오르는 따뜻한 기억 하나. 공연에 가기 앞서, 노래에 얽힌 추억들과 '로드무비'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메세지를 보냈다. 공연 당일, 모든 선곡들이 정말정말 좋았지만, 애타게 기다리던 로드무비가 나오지 않아 조금 아쉬워하고 있는데, 거짓말 같이 로드무비가 멋지게 마지막을 장식했다. 꿈만 같던 순간- 감사하고 행복하고 부푼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왔는데, 다음날, '공연은 잘 보고 가셨는지요, 애착이 있는 곡이라 특별히 마지막에 연주했지요,' 라는 답장이 와 있었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그리고 앞으로도 그들의 음악을 사랑할 추억과 이유이다. 음악도, 마음도 멋진 사람들.


iv.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