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 rambling.



i. 평일에 S에 가는게 좋다. 최고급 음향 장비와 알맞은 조명, 편안한 의자. 방 안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모두 같은 쪽을 바라보고 함께 음악을 감상한다.


지난 번엔 혼자인 순간이 찾아와, 노래 한 곡을 어렵게 신청했는데, 흔쾌히 틀어주셨다. 그야말로 내가 사랑하는 노래에 완벽하게 둘러싸인 느낌...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1인 방문객의 호사를 즐기며 세 곡을 연달아 신청했고, 정말 행복했고, 평생 각인될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신경을 열어놓은 채 음악을 감상하며, 매초 음악과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또 진심으로 안타까웠다. 세 번째 곡이 fade out되고, 오래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누른 채, 다음 사람에게 내 자리를 내 주어야지, 하고 목례를 하고 빠져나왔다.


(-정말이지, 언젠가 어디엔가 정착하게 된다면, 집에 괜찮은 음향 시스템을 갖추고 살고 싶다.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음악을 온전하게 향유하는 것은 개인적 행복과 만족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정성스레 음악을 만든 뮤지션에 대한 마땅한 예의인 것 같기도 하다. S에서 노래를 듣다보니, 내가 그동안 놓쳐왔던 음악 속 아름다움이 재발견되어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내 무지가 송구스러울 정도였다.)


ii. 오빠와 새언니의 보금자리는 Royal(!!) Arsenal(!!!!!) Riverside(!!!!)란다. 아스날 F.C. 창단의 역사를 품은, 템스강을 마주하고 자리한 곳. 보내오는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Plan A, B, C 다 무시하고 그냥 휴가 내고 놀러갔다 오고 싶다. 마침 보던 영화의 멋진 장면은 regent's park이다.


iii. Radiohead의 페스티벌 참여 뉴스가 계속 올라온다. (난 아마 부틀렉이나 찾아 헤매야하겠지....)


iv. J 언니를 오랜만에 만났다. (언니가 12월 초에 국제메일로 부친, 북경대와 고양이의 모습이 담긴 귀여운 연말엽서는 불과 사흘 전에 도착했다.) 늘 따뜻하고 다정한 언니의 친절함에 기대어 한참을 징징댔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고 묻는 내게, 언니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답은 없다고, 결국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가는게 맞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듣자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v. 윤 신부님과 혜민 스님 특별 대담-자비


겨울밤, 신부님께서 아빌라 언덕에서 해주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고, 난 아직도 신부님을 처음 뵈었던 5살 때 마냥, 여쭤보고 싶은 게 참 많다.


vi. 나의 꽤 오랫동안 해소되지 않는 불편함의 이유를 무엇의 부재,라고 주위사람들은 말하지만, 사실 그건 권력이 진리-혹은 진실을 대체하고 있다는 걸 직접 체감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vii.


덧글

  • 2016/02/09 21:1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2/11 15:1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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