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된 시간 1. - Andrei Tarkovsky.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만일 두 명의 인간이 적어도 단 한 번만이라도 똑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그들은 항상 서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 인간은 최소한 근본적이고 인간적인 충동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자신의 충동이든 타인의 충동이든.

... 변화하지 않고 또한 정적인 성격 속에서 격정은 극도로 압축되며 따라서 점진적인 변화의 경우보다 훨씬 더 분명해지고 설득력이 있게 된다. 바로 이러한 종류의 격정성 때문에 나는 또한 도스토예프스키도 사랑한다. 나의 흥미를 끄는 것은 바로 이렇게 성격을 지배하는 격정 때문에 내적인 긴장감으로 충만되어 있으며, 외적으로는 정적인 성격인 것이다.

... 영화에서 나를 매혹시키는 것은 그 정서적인 연결, 그 시적 서정성의 논리이다.

... 한 대상에 관해 동시에 모든 것이 말해지지 않는다면, 무언가 덧붙여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생각이 덧붙여지지 않는다면, 결론은 관객들에게 모든 사고의 가능성을 배제한 채 대두되기 때문이다. ... 작가가 관객과 함께 한 장면을 창조하는 과정에서의 고민과 즐거움을 나눠 갖지 않는다면, 작가가 과연 관객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인가?

... 지금 내가 여기서 말하는 시란 문학의 한 장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Poesie란 내겐 하나의 세계관이며 현실과 맺는 관계의 하나의 특수한 형식이다.

... 한 예술가의 작품 속에서 삶이란 그 예술가의 개인적 인지라는 프리즘 속에서 굴절되고 반복될 수 없는 단 한번의 화면(쇼트) 속에서 현실의 여러 측면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 만일 한 예술가가 확고한 윤리적 기초 위에 서 있다면, 그는 자신의 수단을 선택하는 더 큰 자유를 놓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 자유는 이런저런 해결책 사이에서 결정을 다그치는 어떤 분명하고도 확실한 구상에 의해서 항상 제한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오로지 자발적으로 제시되는 해결책을 실제로 신뢰하는 일이다.

... 윤리적/도덕적 자기 인식이라는 것은, 매번 새롭게 겪어야만 하는 그때그때의 경험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인간은 항상 이 세계와 관계를 맺게 되며, 이 세계를 획득하려는 고통스런 요구에 내몰린 채, 자신이 직관적으로 감지한 이상과 이 세계를 조화시키고자 애쓴다. 이 채워질 수 없는 요구야말로 인간적 불만과 자기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고통의 영원한 원천인 것이다.

... 예술가는 상황의 주인이 아니고 하인이다. 창조성이란 예술가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존재 형태이며, 자신의 작품 하나하나는 자신이 자유롭게 거절할 수 없는 하나의 행위를 의미한다. 논리에 맞는 특정한 조치의 필연성과 그 규칙성에 대한 감각은 이상을 향한 믿음이 있을 때에만 생기는 법이다 - 오직 이 믿음만이 예술 형상들을 조직적으로 뒷받침하여 준다.

... 삶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의 기한에 불과할 뿐이며, 인간은 이 기한 속에서 자신이 세운 인생 목표에 따라 자신의 정신적 자아를 형성할 수 있고 또 형성하여야만 하는 것이다.

... 영화란 직접적인 삶의 관찰로 빚어진다. 시적 영화가 걸어야 할 올바른 길은 나는 이 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화적 형상이란 그 본질상 시간 속에 안주하고 있는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그때 내게는 포착된 시간, 봉인된 시간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생각으로 말미암아, 나는 걸맞는 형식과 영상을 찾는 과정에서 나의 상상력이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는 틀거리를 가진 작품 구상을 비로소 시작할 수 있었다.

... 창조적 작업이란 단지 얼마간의 직업적 기능만 있으면 얻을 수 있는 객관적 정보를 형상화하는 작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더 나아가 작가 자신의 존재 양식인 것이며 그 작가의 유일하게 가능한 표현 양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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