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le in Milan. cinema paradiso.






자주 듣던 라디오의 DJ는 사연 소개 후 거의 항상 별다른 코멘트없이 "...네.. 그래요." 라고 말했다. 처음엔 그 짧은 대답이 조금 무심하게 들렸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건가 싶어 조금 불편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래요.."가 그분의 말버릇인 것 같기도 했지만) 그 말 한마디를 하기까지 약간의 침묵과, 또 전달하는 목소리에 진심이 실려있는 듯했고, 그 후부터는 그 "...네.. 그래요." 한마디가 참 깊이있는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이를 먹을수록 나도 뭐라 딱히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 "응. 정말.." "그러게요.." "네.. 그래요..."외엔 정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하지만 진심으로 경청하고 있고, 공감하고 있는데... (그게 제대로 전해졌을런지는 상대방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겠지만.) 정말이지, 그 어떤 말을 한들, 그 상황에선 모두 사족으로 느껴져서, 정말 저 말 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아지고 있다.



수많은 atrocity 앞에서도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속보를 보면서 그 안에서 내가 느끼는 극도의 감정들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많은 것들 역시 인간행위의 결과물임을 매번 의식적으로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일부러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를 찾아보기도 하고, 또 살아있다는 걸 '축복'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정말 그 누구도, 그 무엇도 take for granted 하지 않지만- 사실 '축복'이라고까지 느끼게 해 주는 것은 점점 그 수가 적어지는 것 같다.) 음악을 듣는다. 일부러 밀라노 두오모의 석양을 보러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전철을 타고 가서, 광장에 앉아 오래오래 두오모를 바라보며 해가 지길 기다렸던 따뜻한 마음을 기억해 낸다. 


정말... 참.. 그렇다. 네.. 그래요..   


- 크게 상관은 없지만, 생각나서 찾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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