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터플레이스의 여자들 - Gloria Naylor.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사탕수수를 먹는다는 것은 삶을 사는 것과 똑같단 말이야. 언제 그만 씹어야 하는지 알아야 하거든. 수숫대에서 단맛을 빼내다가 언제 씹기를 중단해야 할지 때를 잘 알아야 한다 이거지. 그러지 않으면 한입 가득 든 거친 지푸라기가 잇몸이나 입천장에 상처를 내거든."


... 기억을 통한 시간의 흐름은 마치 용해된 유리와도 같아서 분명하지 않다가도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구체화할 수 있다. 3년이란 세월이 한 번의 대화, 한 번의 눈길, 한 번의 고통 속으로 녹아들어 갈 수 있다.  또한 한 번의 정신적 고통이 산산이 부서져 3년이란 세월에 고루 뿌려질 수도 있다.


... 시간은 말이 없고 아리송하여 단번에 나락으로 떨어지지도 않고 날마다 조금씩 사라지지도 않는다. 한평생이 거품처럼 사람을 현혹시키는 투명한 파도를 타고 흘러가다가 이따금 기대하지 않았을 때 제멋대로 의식 위로 튀어 올라 물보라를 일으키는 한편으로 시간은 소용돌이치며 사람의 마음속으로 유유히 흘러간다.


... 매티는 비누 거품이 잔뜩 괸 설거지물에 두 손을 담그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거의 반사적으로 그릇과 은제품을 닦았다. 그녀는 지난 세월들을 꼼꼼히 살피기 위해 그것을 붙잡아 보려고 애를 썼다.  그러면 그 변화의 시점을 꼭 집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세월은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살살 빠져 나가더니 그릇을 타고 내려가 손을 조금만 움직여도 꺼져 버리는 진주 빛 비누 거품 아래로 이내 숨어 버렸다. 매티는 지나간 세월을 불러온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곧 깨닫고는 그만두었다.


... 때때로 친구가 된다는 것은 타이밍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다. 침묵해야 할 때가 있다. 어떤 때는 눈을 감아 버리고 친구들이 자신들의 숙명 속으로 달려들도록 허용해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이 모두 다 끝났을 때 흩어진 조각들을 수습해야 할 때도 있다.


... "현재 나는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결코 불평하지도 간청하지도 사과하지도 않았던 자존심 강한 사람들의 혈통 때문에 살아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요구한 것은 단 한 가지, 살아남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혈통을 통해 내가 배운 건 검다는 것이 아름다움도 추함도 아니라는 거야. 검다는 것은 바로 그 자체란다! 그것은 곱슬 머리도 아니고 곧은 머리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그것일 뿐이지."


... "엄마.." "셰익스피어가 흑인이에요?" "아직은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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