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회상. rambling.




i. Haus der Kulturen der Welt에서 열리는 마이 라띠마 시사회에 참석한 유지태를 보겠다는 굳은 심지 하나로 (가족과의 짧은 재회를 위한 터키행 비행기 이륙 시간을 세시간 남겨두고 기차 막차를 탔던) 1년 전... 관객석에 앉아 자신이 만든 영화를 함께 지켜보던 유지태의 모습이 멋져서 영화 보는 도중에도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그리로 갔었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차분하게 자신의 신념을 진정성을 담아 피력하는 모습에 또 한번 반해버린. (올드보이로 그의 얼굴을 알아본 외국 친구들도 통역되는 인터뷰를 듣더니 참 사람이 멋지다고 해주어 괜히 내가 엄청나게 뿌듯...) 덕분에 기절할만큼 피곤했었지만 역시 좋은 추억이다. 


ii. 혼자 다녀왔던 2009년 GMF. (마침 읽으려 가져간 책은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 올림픽 공원의 아름다운 가을날...   



iii. "옷소매에 분필가루를 묻히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고 수업하는 선생님참 아름답습니다만약 선생님이 칠판앞에서 아주 신경질적으로 분필가루를 톡톡 털어낸다면 교실분위기 썰렁할꺼에요.

긴 머리의 젊은 여인이 머리카락에 흙을 묻히고 다니는거 본 적이 있어요도자기를 배우는 학생이래요그 흙묻은 머리카락이 얼마나 예쁘던지요


농사짓는 사람이 흙을 묻히는 것은 당연하고 생선만지는 사람에게서 비린내가 나는 게 당연하죠

아무것도 묻어있지 않은 사람혹은 백화점 1층같은 향기만 풍기는 사람그런 사람들보다는요. 삶을 묻히는 사람뭔가 냄새나는 사람이 되고싶습니다그리고 올 한 해는 그런 사람들의 해였으면 좋겠어요.

 

저는요요즘에 네일아트라는 게 유행이잖아요그래서 손톱들을 늘 깔끔하게 정리하고 누군가 만나면 늘 반짝거리는 손들만 만나게 되는데그 두번째 손가락이랑 세번째 손가락 사이에 볼펜을 묻히고 나오는 사람을 만나면거기가 연필자국으로 약간 지저분해진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반갑더라구요이 사람이 뭔가 글을 쓰다가 나왔구나열심히 뭘 하다 나왔구나 싶어서요.

 

그래요우리 그렇게 냄새들을 탁탁 털어내고 모델하우스 같은 사람 되지 말구요냄새 조금 묻히고 다녔으면 좋겠어요."


iv.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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