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onard Cohen. 그대 손으로.





친구, 라고 하기엔 서른 중반을 바라보는, 이젠 한 아이의 부모가 된 A와 S. 2년 전 막 이사온 그들을 복도에서 마주쳐 인사를 나누고, 그 후로 몇 번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이야기를 하면서 우린 그렇게 친해졌다. 공통 관심사가 많아 이어지는 대화에 늘 커피와 차를 앞에 두고 몇 시간이나 대화를 나눴고, 친절한 그들은 내가 떠나는 날에도 무거운 짐을 날라주면서 베를린까지 배웅을 나와주었다. 그들과 나눈 모든 대화들, 함께 공유한 서로의 문화나 서로 추천한 수많은 책들과 영화들.. 모두 잊지 못할 것들이다.


어느 날 - 나중에 태어난 아기를 위해 이사를 간 그들의 새 집의 책장에서 Leonard Cohen의 시집을 발견했다. 앗, 나도 좋아하는 시인인데, 하면서 허락을 구해 책을 꺼냈고, 첫 페이지를 열자 독일어로 '사랑하는 A.에게, S가.'하고 작게 메세지를 남긴게 눈에 띄었다. 그 때 내가 느꼈던 참으로 따스한 감정. 그로 인해 태어나 처음으로 significant other이 있는 이들이 진심으로 부러웠었고, 감동마저 받아 순간 눈물이 나올 뻔 했다. 많은 것을 토로하는 만남과 대화 속에서, 모두의 인생이 그렇듯 그들의 삶 역시 마냥 아름답기만 한 동화가 아니란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런 그들이라면- 어쩐지, 결국은, 괜찮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안도감이 느껴졌다. 어떤 상황에서도 'looking forward'할 것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적인 관계.


언젠가 내가 마음에 새기려는 조언을 해 준 것도 늘 차분하고 현명한 A이다.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그 모든 facet들을 한 인간에서 찾으려 하지 말라고- 그건 실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해주었다.


가을비가 내리는 아침, Leonard Cohen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그들과 수많은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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