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대해서. rambling.


i. 누군가 내게 나이를 물어보면 잠시 고민한다. 한국 나이? 아니면 비(非)한국 나이?-  묻는 이에 따라 나는 다른 대답을 하거나, '음, 여기서는 26살이고, 한국에서는 28살이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왜 이런 차이가 있는지 설명을 해준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나이가 훨씬 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물론 혈액형(...)보다는 훨씬 타당한 지표이지만, 그 숫자는 실로 (필요이상으로)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매년 바짝바짝 느끼게 되는, 이 나이가 되면 '마땅히' 이뤘어야 할 것들이 당연스레 펼쳐지고, 그에 압도되기는 참으로 쉽다.

나는 개인적으로 나이 먹는다는 것에 긍정적인 편이다. 연륜을 무시할 수 없기에 the older, the wiser이라고 생각하고, 뭐랄까, 내 자신이 나이를 먹을수록 내 'being'이 더 완전함/완성됨을 향해 가는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외국에서 살다보니 일상 생활에서 법률 그런 것들을 제외하면 나이는 왠만해서는 이슈가 되지 않는다. (왠만해선 이미 모든 면에서 합법적인 나이를 지났는지라..) 또한 서열을 가리는 명칭이 없는 문화도 큰 한 몫을 한다. 독일어에선, formal한 'sie' form이 있긴 하지만, 영어에서는 'you' 외엔 다른 명칭을 쓰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때 명칭 사용에 따라 나이 차이를 느낀 경험은 없다. (얘기하는 주제나 대하는 태도가 그 관계를 좌우할 뿐.)


그런데 한국사회에서는 나이가 정말 정말 중요하다. 비단 10대, 20대, 30대..로 줄줄이 이어지는 각종 자기 계발서 뿐만 아니라, 매일 매일 (특히 여자인 경우) 나이에 대한 압박을 느끼며 살아가는 듯 하다. (언젠가 친구에게 여자를 '크리스마스 케잌'에 비교한 농담(?)을 들었는데 그건 꽤 충격이었다. 난 이미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후, buy one, get one free 프로모션에 속하는 날짜 지난 케잌이란 말인가... - 이 농담을 외국인 친구에게 해줬을 때, 친구는 그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이곳에선 무려 아직 youth discount를 받곤 하는데!..) 어째서 '나이'라는 것이 한 사람을 평가할 때 이토록 큰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내 주위를 돌아보면 친한 친구들의 나이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아래로는 6살, 위로는 12살까지- 모두 '친구'라 여길 수 있는 친분들이고, 그 관계에서 내 나이가 문제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내게 있어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나이는 절대조건이 되지 못한다.


하긴, 이젠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란 것은 알고 있다. 극단적인 예로, 나보다 어린 친구 몇 명은 벌써 두 아이의 엄마 (큰 애는 벌써 초등학교)가 되었고,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이룬 친구들도 있다. 그에 대해 조바심이 나느냐- 인간은 사회적 동물, 전혀 아니라곤 할 수 없다. 나 역시 social pressure를 아예 외면할 수는 없지만, 하지만 적어도 그 이유가 '나이'때문이고 싶진 않다. 나이와 떼어놓고 보았을 때도 괜찮다고 생각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무엇보다 스스로를 잘 완성해 나갈 수 있다면- 나이는 결코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ii. 나달 윔블던 1라운드에서 탈락. 음...?..


덧글

  • 2013/06/27 17:0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6/28 05:5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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