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 Doppelgaenger - Jose Saramago.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모든 위대한 진리는 기본적으로 사소한 것이니까 우리가 할 일은 그 진리가 망각 속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진리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것이라고요.



.. 진리를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더 좋겠죠.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위대한 진리가 그저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매혹적인 주장입니다.그 나머지, 그러니까 진리를 역설적으로 표현할 방법을 찾아서 진리의 수명을 늘이고 진리에게 실체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는 별로 마음이 가지 않아요.



.. 우리는 말을 자꾸만 쌓아올린다.

우리가 다른 곳에 대해서 했던 바로 그 말들을. 인칭 대명사, 부사, 동사, 형용사.

아무리 애써도, 아무리 몸부림쳐도, 우리는 항상 그토록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마치 감정이 멀리 산이 있고 전면에 나무들이 있는 풍경화라도 되는 것처럼.



.. 감수성은 이성적인 지성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 하지만 너는 아니었다넌 여분이 아니었다.

너 대신 나타나서 네 어머니의 옆자리를 차지할 복사본은 없다. 너는 독특한 존재였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독특한 존재이듯이. 진정으로 독특한 존재이듯이.



.. 참고 견뎌봐. 시간이 흐르면 슬픔도 사라질테니. 이건 사실이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하지만 시간이 슬픔을 줄여주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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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영어 시간에 사라마구의 "blindness"를 읽었는데, 굉장히 그래픽한 문체와 충격적인 내용에 정말 읽고 나서 한동안 멍~했었다. 그랬기에 이번 책도 많은 기대와 더불어 긴장을 하면서 읽었는데.역시 맨 마지막 라인까지.  


소름끼칠 정도로 날카로운 사라마구의 삶에 대한, 인간에 대한 도전. 

내가 평소에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을 그는 이렇게 끄집어 내고,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과연 나를 나로 인정받게 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상투적인 표현으로, 내 이념과 정신. 그런 것들이 나를 "나" 자신으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정말 나와 똑같이- 얼굴과 신체, 목소리- 정말 모든 외형적인 것이 완벽하게 같은 사람이 나타났을때, 

주위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구분할까. 어떻게 그의 이념과 정신을 테스트 할 것인가.


주인공들은 외형적인 것이 같은 도플갱어를 만나서,정체성을 잃고 완벽하게 무너진다. 처절하게도.

자기 자신은 그저 본인 한명뿐이라고 믿고싶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자기를 못 알아볼까 하는 두려움이 여전히 존재한다. 외형적인 것이 한 사람을 정의하였다.


그 사람과 보냈던 시간과 추억 - '기억' 역시 전해지면, 타인의 것이 될 수 있다.


blindness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책에서도 사라마구가 보여주는 인간의 본질은 슬프고, 잔혹했다.



덧글

  • 2013/06/14 15:3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6/15 03:0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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