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quotidian and the sublime. rambling.


i. 요즘은 투 잡을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 예전에 퇴근하고 통번역이나 과외 등을 해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각각 하루 8시간 이상을 소비하며 풀타임으로 투 잡을 뛴 적은 없었다. 하루가 24시간인게 애석한 요즘이다. 그렇게 한정된 시간 속에서 내가 줄일 수 있는 것은 먹는 시간과 자는 시간이니 몸이 (특히 눈이) 많이 피곤하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일하는 것은 그만큼 좋아하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소 무리를 하면서 지내는 동안, 내가 제일 애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이 나의 원동력이 되는지 돌아보게 된다.

ii. 참여하게 된 프로젝트는 분쟁지역의 문화유산 관련 일인데, 일을 하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지역민들의 문화유산을 대하는 태도나 방식이 아쉽다가도,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이 매일 위협받는 상황에서 과연 무엇이 더 중요한가 생각하게 된다. 반면, 머나먼 곳에서 이렇게 그들의 (그리고 전세계인들의) 문화유산을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역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iii.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직접 만나지 않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영화 킹스맨에서 킹스맨들의 회의 장면이 생각난다. 회의 뿐만 아니라, 점점 더 많은 분야의 일들이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정장 입고 출근하는 일들이 줄어, 세탁소 업계의 운영이 크게 타격을 입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앞으로의 직업 환경은 어떻게 더 변화하게 될지 궁금하다.

iv. Google Translate 만만세. (그런데 나보다 한 살 어린 팀원은 7개 국어를 한다고.......)

v. 나라마다 기후와 나무가 다르니, 가을의 빛과 분위기도 몹시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쩐지 쓸쓸함을 품은 듯한 독일의 가을이 제일 마음이 간다. 많이 그립다.)

vi. M이 All Saints' Day에 찍은 사진을 보내주었다. 버스 창가로 내다보았던, 수많은 촛불과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내 기억에 강렬하게 자리잡아 늘 내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vii. ... Winged God approve that in a world that has
appropriated flight to itself there are still people like us,
who believe in the ability of the heart to migrate,
if only momentarily, between the quotidian
and the sublime. -from "Bird Watching," R.S. Tho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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